[의학칼럼] "변비는 병원을 방문해도 좋은 내 몸의 불편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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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는 병원을 방문해도 좋은 내 몸의 불편감입니다."
뉴스인데일리, 2024.05.24
대장의 연동운동 기능이 저하되어 대변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변비라고 부른다. 주당 배변 활동이 3회 미만인 상태이면서 배변 시 과도한 힘이 필요하고, 변의 형태가 딱딱하거나 배변 이후에도 잔변감이 있고 복부 팽만감이 느껴지는 증상, 또는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아랫배를 누르는 등의 배변을 돕기 위한 부가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라면 적절한 처치를 통하여 대변 배출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한 단계이다.
변비의 원인은 대부분 불규칙한 배변 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변이 직장 안에 머무르고, 직장의 내벽에서 변을 인지하고 배변 반사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변의를 느끼게 되는데, 변의를 무시하여 직장 벽의 지각이 둔화하는 일이 반복되면 변의를 느끼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식사량 자체가 적거나 수분 보충이 충분하지 않아도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단순히 배변 완화제를 사용하면 변이 배출되려니 하는 생각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흔히 사용하는 자극성 하제의 과다복용은 오히려 대장의 전반적인 운동성을 저하시키며 변비가 악화하기도 한다. 변비는 복부 팽만감을 유발하여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고, 변이 점차 딱딱해져 배출하기 어려워지면 대장게실증, 항문치핵, 치열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내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변비 환자 중 상당수는 복부 불편감이 변비 때문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배가 불편해서 오는 분들이다. “배에 가스가 많이 차요”,“밥을 먹으면 배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나면서 소화가 안 돼요”,“배가 빵빵하고 음식을 먹으면 역류하는 느낌이 나요”와 같은 표현으로 말씀을 많이 한다. 변비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일 대변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근데 희한하게도 변은 딱딱해서 안 나올 수도 있지만 너무 많이 차서 밀려 나올 수도 있다. 매일같이 하루에 2번씩이나 말이다.
대장의 공간은 한정적이므로, 부족한 공간 속 지속해서 쌓인 대변이 비집고 밀려 나올 시 변비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 예로, 많은 현대인이 앓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으로 원내를 찾아 주시는 환자분들 중 상당수에도 변비 환자분들인 경우가 있다. 식도를 통하여 정상적으로 내려가지 못한 음식은 역류성 식도염과 같이 역류하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다 보면, 대장의 점막이 갈색이나 흑색으로 호피 무늬처럼 변해있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대장흑색증 진단을 받은 분들이라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차전자피 성분의 자극성 하제(변비약)나 알로에 혹은 성분 미상의 기능성 건강식품을 복용하고 있거나 만성 변비로 고생하는 분들일 가능성이 크다. 또는 섬유질이 부족한 식사로 인해 만성적인 변비가 발생하면 대장 내의 압력이 상승하여 대장벽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모양의 튀어나온 주머니가 많이 달리게 되는 대장게실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 외에도 딱딱한 대변을 배출할 때 항문괄약근을 자극하게 되고, 습관적으로 변기에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보면 치핵이나 치열 같은 항문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검사 후 결과를 통해 환자분들과 상담하며 평소에 어떻게 변비를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약국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자극성 하제나 기능성 식품을 구매해서 드시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는 평소 항파킨슨 약제, 항우울제 등 부득이하게 장운동 기능을 저하시키는 약물을 복용해야만 하는 고령의 기저질환자 분들도 있다.
변비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장한다. 변비로 인한 혈변 등의 치질 증상이 발생하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 전반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이후에 안심할 수 있다. 특히, 50대 이상의 성인이라면 설사나 변비 같은 배변 습관의 변화로 인한 혈변 등이 대장암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내 몸이 보내는 경고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시경 검사 시 이상이 없다면, 변비 증상은 부피형성완하제, 삼투성 완하제, 자극성 완하제, 선택적 4형 세로토닌 수용제 작용제 등 다양한 기전의 완화제로 처치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상황인지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 후 되도록 비 자극성 완하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실 것을 권장해 드린다. 물론 그전에 일상화된 다이어트와 적은 수분 섭취로 분변이 충분히 형성될 수 없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즉석식품으로 편중되어있는 식단은 아닌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건강한 식습관 활동 등 많은 분이 알고 있지만 변화하기 쉽지 않은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변비는 병원을 방문하여 처치할 수 있는 질환이며,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에도 다양한 기전의 약제가 있으므로 비교적 쉽게 구매하여 복용하는 자극성 완하제를 통해 스스로 일률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더불어 스스로 그러한 치료를 하는 분들은 단순한 변비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변비로 인해 내 몸이 불편하여 전문가의 소견을 받고 싶다면 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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